대한항공, 中 퉁루현에 ‘꿈의 도서실’… “한국 고마워요”

입력 2019-11-29 13:35 수정 2019-11-29 13:40
고성오광대가 29일 중국 항저우시 퉁루현창업학교에서 운고 공연을 하고 있다. 노석철특파원

“이전에는 아이들이 독서할 공간이 없어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는 겨울에도 따뜻하고 깨끗한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중국 천년고도인 항저우에서 남서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퉁루현의 퉁루현창업학교 장촨카이 교장은 한국에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학교에 조그만 도서관이 새로 문을 열어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책을 읽게 됐기 때문이다.

퉁루현은 인구 40만명 정도에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이지만 이 학교는 중국 남부의 시골에서 올라온 농민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여서 환경이 열악하다.

운동장도 없고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들어선 5층짜리 건물에서 790여명이 공부를 하고 있다. 제대로 된 도서관도 없어 학생들은 책을 쌓아 놓은 창고 같은 곳에서 책을 빌려 교실에서 읽어야 했다. 그런 이 학교 5층에 조그만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대한항공은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퉁루현창업학교에서 고광호 대한항공 중국지역본부장, 주중 한국문화원 한재혁 원장, 중국 지방 정부 인사와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꿈의 도서실’ 기증 행사를 가졌다.
고광호 대한항공 중국지역본부장이 29일 문을 연 퉁루현창업학교 '꿈의 도서실'에서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0년부터 10년째 이어 온 ‘꿈의 도서실’은 중국의 낙후된 지역 학교에 도서실과 교육용 기기 등을 지원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이다. 대한항공은 낡고 허름한 교실을 밝은 색상의 도서실로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고 TV와 책상, 도서 1000권 등을 기증했다.

이날 행사는 주중 한국문화원 주관의 한국문화체험 행사 및 고성오광대보존회의 농악·사물놀이 공연와 함께 진행됐다.

고성오광대가 북을 치며 흥겨운 가락을 선보이는 운고 공연을 시작하자 아이들 사이에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이어 사물놀이패가 농악 공연에서 현란한 자반뒤집기를 선보이자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두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국문화원 한재혁 원장은 “중국 각지의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미래 세대들이 한·중간 문화를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