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사회가 28일 내놓은 제도 개선안을 보면 2군 선수들과 관련된 것은 연봉밖에 없다.
우선 최저 연봉을 2021년부터 기존 27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1.1% 인상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최저 연봉 인상 시 2019년 소속선수 기준으로 전체 선수 중 27%인 150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1982년 600만원에서 출발한 최저연봉은 1995년 1000만원으로 인상됐다. 2005년 2000만원, 2010년 2400만원으로 올랐다가 2015년 2700만원이 된 이후 오르지 않았다. 최고 연봉인 25억원을 받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와 비교하면 3000만원은 83분의 1에 불과하다.그나마 일단 올리기로 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저연봉 2군 선수들의 처우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최근 키움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의 배트 지원금과 식단이 문제가 됐다.
배트의 경우 일부 구단은 전액 지원하고 있지만, 상당수 구단은 지원액에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됐다. 자주 배트가 부러질 경우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식단 또한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1군 수준과 비교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2군 선수들은 부상이나 수술 뒤 재활 시스템의 부족 등으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각 구단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단 정리 폭을 넓히고 있는 것도 2군 선수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연금 제도가 부실해 이들을 위한 안전망은 안전하지 못하다.
KBO와 선수협 모두 연봉 등에 집중할 게 아니라 2군 선수들의 처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기회에 2군 선수 처우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군 선수 처우 문제를 논의하는 게 순리다. KBO와 선수협 모두 탁상공론만 벌일 게 아니라 2군 선수들의 목소리와 실태를 직접 접한 뒤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게 올바르다. 하루빨리 2군 선수들도 마음 놓고 야구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