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합참 “북, 초대형방사포 추정 2발 동해상으로 날려”

입력 2019-11-28 18:41 수정 2019-11-28 18:48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9월 11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장면.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날렸다. 지난 23일 서해 접경지역인 창린도에서 해안포 여러 발을 발사하며 9·19군사합의를 깬 지 5일 만이다. 북한은 한국 군 당국이 9·19군사합의 위반에 항의문을 보낸 데 대해 발사체 발사로 응답한 셈이다.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여 북·미 비핵화 협상 동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한국 정부와의 대화 의사가 없다는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관측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후 4시59분쯤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97㎞로 탐지했으며, 추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군사 행보를 부각하며 긴장 수위를 높여 왔다. 낙하산 침투훈련을 시찰하고 2년 만에 전투비행술대회를 참관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직접 지시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대북 적대 정책과 경제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남북 대화를 할 뜻이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정도 거절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지난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현장을 살펴보는 모습.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발사관 4개 중 3개의 아래쪽 뚜껑이 열려 있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시간으로는 28일 오전 2시59분에 발사체를 날린 점도 의도적으로 보인다. 북한이 스스로 시한을 12월로 정한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으로부터 최대한 비핵화 조치에 따른 보상을 끌어내려는 포석이다.

재래식 해안포를 제외하면 이번 발사는 올해 들어 13번째 이뤄진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평안남도 순천에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쏜 지 28일 만이다. 북한은 올해 5월부터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다. 지난 10월 2일에는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을 발사하기도 했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대북 정찰을 강화하며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비했다. 특히 지난 23일 북한이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쏜 뒤 미군 정찰기가 잇따라 대북 감시비행에 나섰다. 이날 미 공군의 지상감시 정찰기 E-8C 1대에 이어 미 해군 소속 정찰기인 EP-3E 1대가 수도권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했다. 전날에는 미 공군의 리벳 조인트(RC-135V) 정찰기가 서울과 경기도 일대 상공을 비행하며 대북 감시활동을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