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악재’에 시달렸던 제약바이오 업계가 하반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 완료·시판 허가 등 잇따른 호재를 맞이하고 있다. 상반기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 위기를 맞았고, 신라젠의 임상3상 조기 종료, 헬릭스미스의 임상 실패 등으로 업계 신뢰도가 타격을 입었으나 다시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에선 실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시판되기 전까지는 성공 여부를 조심스럽게 내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는 비교적 업황이 다소 개선되는 분위기다. 향후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면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7일에는 SK케미칼이 치매 치료 패치 ‘SID710’이 FDA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는 희소식을 전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매치료 패치의 FDA 승인은 SID710이 최초다.
대웅제약은 이날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의 FDA 임상 3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에는 메지온이 폰탄수술(단심실을 가진 환아에게 시행하는 수술) 환자가 운동능력 향상 치료제로 개발 중인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가장 주목할만한 호재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 ‘엑스코프리’가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FDA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이다. 혁신 신약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대한민국 최초다.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엑스코프리의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2020년 2분기에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밝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초 제약·바이오 고성장 기업들의 성장세 회복, 상위 제약사들의 성장 돌파구 마련, 신약개발 '데스밸리'를 지난 바이오텍들이 보여줄 연구개발(R&D) 성과, 대형 바이오 기업 상장 등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는 임상 결과 등에 대한 판단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업체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1~3상 임상 중 가장 결과가 잘나온 시험만 부각해서 발표하거나 결과가 좋지 않은 임상은 공개하지 않는 등 부적절하게 정보를 공개해온 측면이 있다”며 “임상 소식들에 대한 판단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임상 시험 활성화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임상 전문가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약바이오업체가 자체적인 임상 전문가를 보유하지 못하고 외부 업체에 맡기지만 전반적인 전문 인력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는 성공적인 임상 결과가 나오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