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백세시대 ‘실버펫’ 산업 뜬다… 영양식부터 펫보험까지

입력 2019-12-01 06:00
반려견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19 케이펫페어에서 애견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반려견 백세시대’를 맞아 노령견을 위한 서비스·제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실버펫’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노령견 영양식과 보험 서비스, 장례 서비스 등 사람들을 위한 ‘실버산업’과 비슷한 상품들이 인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 12월까지 누적 등록된 반려견 가운데 사람의 장년·노년층에 해당하는 7∼12세가 45.56%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반려동물 인기가 한층 높아졌는데, 이때 태어난 세대가 최근 차례로 노화를 맞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한국펫사료협회 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반려견 중 6세 이상 반려견이 가장 많았다. 또 ‘반려인’ 10명 중 4명은 노령견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100세 시대를 맞을 때 반려동물은 ‘20세 시대’를 연 것이다.

업계는 국내 펫 산업 규모가 올해 3조원, 2027년에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전체 반려견의 절반에 가까운 노령견을 위한 산업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려인’들 사이에서 반려견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건강 상품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반려동물 식품 전문기업 네슬레 퓨리나는 이른바 ‘반려견 치매’ 예방을 위한 전용사료 ‘프로플랜 노령견용 브라이트 마인드’를 판매 중이다. 노령견은 기억이 감퇴하고 사람의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 프로플랜 노령견용 브라이트 마인드는 말하자면 ‘치매 예방을 위한 영양제’인 셈이다.

KGC인삼공사는 반려견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 보조식 ‘홍삼 함유 조인트케어 타블렛’을 판매하고 있다. 정관장의 6년근 홍삼 성분이 10.1% 함유돼 하루 1~2정으로 반려견의 관절건강과 면역력을 챙길 수 있다.

펫보험 가입 연령도 확대되는 추세다. 동물들도 나이가 들면 병원에 갈 일이 많아서 보험 기피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가입 연령이 7~8세로 제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는 5세 이상은 가입할 수 없는 보험도 있었다. 하지만 노령견이 늘어나면서 한화손해보험의 ‘펫플러스’ 보험은 만 10세 이상 노령견으로 가입연령을 확대했다. DB손해보험의 아이러브펫은 3년 갱신형에 20세까지 보장한다.

쿠팡은 지난해 7월부터 일찌감치 노령 반려동물과 관련된 상품을 한곳에 모은 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노령견 전용 유모차부터 전용 기저귀, 방석, 하네스 등 거동이 불편한 반려동물을 위한 상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