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5000억이면 극빈층 어르신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 가능

입력 2019-11-28 15:57 수정 2019-11-28 16:09
25일 오전 서울 중구 경복궁역에서 행진하고 있는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 뉴시스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에게 내년부터 월 10만원을 추가 지급할 경우 2020~2028년까지 연평균 5000억원의 재정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예산정책처 제공

국회 예산정책처가 28일 발간한 ‘공공부조제도의 현안 및 재정소요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부터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의 10만원 중복 지급을 가정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향후 10년간 필요한 재정을 추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중복 지급을 보탠 생계급여 전체로는 올해 4조6000억원, 내년 5조8000억원, 2021년 6조1000억원, 2025년 6조9000억원, 2028년 7조4000억원 등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6조5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계됐다.

국회예산처는 보건복지부의 내년 기초연금 인상에 더해 2021년 소득 하위 40~70% 노인에 대해서도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3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내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2조5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계했다.

기초연금 전체로는 올해 14조9000억원, 내년 17조1000억원, 2022년 20조6000억원, 2025년 25조2000억원, 2028년 30조3000억원 등 2028년까지 연평균 22조90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방안은 지난 11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를 통과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단계에 올라 있다. 이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국회 통과가 한 차례 무산된 후 올해 또다시 시도되고 있다.

현행 생계급여의 산정 기준에는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포함돼 있어 생계급여를 지급할 때 기초연금 수급액만큼 빼는데 이를 두고 ‘줬다 뺏는 기초연금’ 논란이 제기돼왔다.

국회예산정책처 제공

보고서에서는 65세 이상 생계급여 수급자 중 기초연금까지 받는 노인은 내년 40만3000명으로 시작해 2021년 41만1000명, 2022년 41만8000명, 2023년 43만1000명 등 꾸준히 올라 2028년에는 49만9000명으로 5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정부는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노인의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기존 25만3750원에서 내년 1월에 30만원으로 상향하고 기준연금액 적용 기간을 기존 ‘해당 연도 4월부터 다음 연도 3월까지’에서 ‘해당 연도 1월부터 12월까지’ 조정하는 것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예산처는 “공공부조의 지원대상 또는 급여 규모를 확대하는 경우 재정지출 증가가 예상되므로 앞으로 공공부조에 관한 논의 과정에서 지출 증가를 초래하는 사항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