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과 잘츠부르크가 유럽 무대에서 대형 사고를 칠 수 있을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최종전만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잘츠부르크가 속한 E조에선 끝까지 흥미진진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잘츠부르크가 홈에서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만 넘으면 리버풀을 예선 탈락시키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
황희찬은 28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의 KRC 헹크 아레나에서 열린 헹크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4대 1 승리에 기여했다. 황희찬은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24분 엘링 홀란드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공간으로 찔러준 패스를 골문으로 쇄도해 오른발로 차 넣으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호 골이자 6번째 공격포인트(3골 3도움)도 작성했다.
잘츠부르크는 이날 승리로 2승 1무 2패(3위·승점 7) 째를 기록했다. 같은 날 1대 1로 비긴 1위 리버풀(3승 1무 1패·승점 10)과 2위 나폴리(2승 3무·승점 9)와의 승점차를 3점 안으로 좁히며 최종전에서 극적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다음달 11일 열릴 최종전에선 잘츠부르크는 리버풀과 홈경기를 치른다. 2위 나폴리는 홈에서 최하위 헹크(1무 4패·승점 1)를 만나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나폴리가 16강 진출 가능 순위(2위) 안에 들 가능성이 많다. 리버풀과 잘츠부르크에 각각 1승 1무로 전적이 좋아서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선 두 팀의 승점이 같을 경우 맞대결 시 기록한 ‘승점-득실-다득점-원정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나폴리는 약체 헹크와 홈에서 비기기만 해도 리버풀·잘츠부르크와의 맞대결 승점이 높기에 두 팀 경기 결과완 관계없이 16강에 진출한다.
때문에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잘츠부르크는 지난달 3일 리버풀 원정에서 1골 차로 아쉽게 패했지만 끈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며 소중한 원정 골을 3골이나 넣었다. 잘츠부르크가 최종전에서 1점차로 이길 경우 리버풀이 3득점 이상을 올리지 못한다면 원정 다득점 덕에 곧바로 16강에 진출한다. 2점차 이상으로 승리하는 경우에도 맞대결 득실 차이로 리버풀을 탈락시킬 수 있다.
황희찬의 활약이 절실하다. 황희찬은 지난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잘츠부르크를 이끌었다. 세계 최고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를 무너뜨리고 넣은 환상적인 골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경기 후 황희찬에 다가가 ‘기계(machine)’같았다고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황희찬은 헹크전 직후 UEFA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며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 뛸 수 있도록 (리버풀을) 이기려고 노력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