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황교안이다”…한국당 동조 단식 쏟아질까

입력 2019-11-28 09:39 수정 2019-11-28 09:5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순례, 조경태 최고위원 등 의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황교안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밤 단식 농성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신보라, 정미경 최고위원은 황 대표의 빈자리를 대신해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의 국회 본회의 표결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당 의원들의 ‘동조 단식’ 흐름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병원에 이송된 황 대표가 의식은 회복했으나 건강은 미진한 상태”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끝끝내 제1야당 대표의 호소를 비정하게 외면한 것인지 구급차에 실려 가는 황 대표를 보고도 전화 한 통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황교안”이라며 “오늘부터 한국당이 (황 대표의) 단식을 이어갈 것이다. 또 다른 황교안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라, 정미경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단식 농성을 벌이던 청와대 앞에서 나란히 동조 단식에 들어간 상태다. 두 최고위원은 전날 밤 황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후 황 대표가 머물던 취침 텐트에서 밤을 지새웠다.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도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의원들이 동조 단식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의원 108명 모두가 단식을 해야 한다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연동형비례제 선거법의 국회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진 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본회의 부의 시점도 5일 앞으로 다가와 강성 투쟁을 요구하는 한국당 내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한국당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표까지 목숨 걸고 단식을 하고 계시는데, 국민들이 의원들의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는 부분도 있다”며 “우리가 어떤 일이 됐든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의원들 모두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