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서해 5도 스마트 해양산업 육성 및 남북협력방안 토론회’에서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와 인천시는 북한 산업계와 학계에 ‘남북접경지역 해양자원에 대한 학술공동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7일 남북한과 벨기에 그리고 미국, 중국, 러시아 등 14개국이 참여한 ‘남북 접경지역 해양자원에 대한 글로벌공동연구 협약’에 이어 이번 제안을 통해 실질적인 남북학술공동조사를 추진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와 인천시는 인천 옹진군과 북한의 마합도 사이의 공동어로수역을 중심으로 풍부하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우뭇가사리 등의 해양자원에 대해 ‘남북 평화벨트’를 조성, 남북 학술공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은 ”인천 옹진 인근의 남북접경 해역을 세계적 해양연구협력의 거점으로 삼아 이번 학술공동조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는 물론, 관련 산업이 번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토론회를 계기로 남북평화 및 새로운 남북 해양경제 모델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인천시(시장 박남춘)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접경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산업육성 및 남북교류협력방안 연구 용역의 일환으로 28일 오후 3시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강당에서 ‘서해5도 스마트 해양산업 육성 및 남북협력방안 마련 토론회’를 겐트대 주최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서해5도 등 접경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해안 해양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남북협력사업 추진방안 마련을 위한 타당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해양수산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평양과학기술대, 롯데중앙연구소 등 민·관·산·학·연이 모여 각계 의견수렴을 통한 새로운 산업의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학계에서는 해조류와 관련한 사업에 대한 세계시장 규모를 연간 6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우뭇가사리 한천(agar) 시장은 연간 2000억원 규모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우뭇가사리 주생산국인 모로코에서 자국자원보호를 위한 생산량 감축선언으로 전 세계 우뭇가사리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뭇가사리와 관련, 네이처(Nature)지 논문에서는 대체 서식지로 북한 마합도에 대규모 우뭇가사리 군락이 서식하고 있다는 내용이 게재된 바 있다.
인천시에서는 겐트대와 공동으로 마합도 인근에 위치한 소청도와 연평도에서 식생하고 있는 우뭇가사리의 표본조사를 통해 북한 마합도에 서식하는 것과 같은 종임을 확인하고, 서해5도에 자생하는 우뭇가사리의 사업 본격화를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서해 5도는 남북 접경지역으로 여러 규제에 묶여 발전이 지체됐지만 인천 옹진군과 북한의 마합도 사이의 남북 해조류 평화벨트 조성 계획을 통해 서해 5도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허 부시장은 이어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북간 평화가 전제 되어야 한다”며 남북 평화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진승호 기획단장은 “서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인 동시에 풍부한 해양자원을 보유해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지난 4월 인천시, 경기도, 강원도와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 업무협약’으로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위원회’를 발족해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진 단장은 또 “서해 5도 스마트 해양 산업 육성은 한반도 평화 실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필주(재미교포) 평양과학기술대 부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서해 5도의 해양자원 개발을 통한 해양산업 육성은 남북 경협을 넘어 장차 미래 식량자원과 바이오 자원 고갈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해 5도가 속한 인천시가 이 원대한 프로젝트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 주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우뭇가사리는 세포배양액 원료인 한천의 원료이자 치매 치료재와 같은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해양바이오산업의 선봉으로 ‘RED GOLD’로도 불리고 있다. 최근 인천시 옹진군 맞은편 북한 옹진반도 마합도에 대규모 우뭇가사리 군락이 발견돼 세계시장 수요에 대응할 새로운 우뭇가사리 생산지로서 관련 학계와 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개회식에 이어 한태준 겐트대 총장과 허종식 인천시 정무부시장의 남북 접경지역 해양자원 공동학술조사 제안서 전달식이 진행됐다. 토론회에는 민·관·산·학·연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시관계자는 “앞으로 인천시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겐트대, 서해5도서 주민이 참여해 해양바이오 산업화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추진하겠다”면서 “나아가 북한 마합도와 연계해 남북협력 사업으로 확대하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