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협상 최대의 난관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오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합의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는 한 자유한국당이 취할 수 있는 입장도 ‘강경’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날 1시간여의 회동도 별다른 진척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한국당이 유연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협상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물러설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해 (3당 원내대표들이) 방미 외교에 나섰을 때 한편으로는 패스트트랙과 관련된 깊은 얘기도 나눠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미국으로) 나가는 날(20일) 아침부터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했고, 우리가 많은 얘기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기 귀국을 했다”며 “그걸로(황 대표 단식으로) 인해 협상의 폭들이 작아지고 그러면 얼마나 답답하겠나”라고 했다.
또 “시간이 많지 않는데, 황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한국당이나 나 원내대표가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황 대표 단식이 협상 국면에서 최대 난관”이라며 “한국당 입장이 강경하고 그러면 협상이 풀리는 것보다 절벽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들은 그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나 원내대표와 협상을 해 보겠지만, 이해찬 대표와 황 대표가 직접 담판을 지을 수도 있고, 통 큰 양보와 대타협도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들 간) 어느 정도 협상을 진척시켜도 황 대표께서 단식을 하면서 거기서 어떤 가이드라인이 형성된다면 (합의가) 힘든 상황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의 여건은 황 대표가 단식을 푸는 데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황 대표 단식을 풀게 하기 위해 민주당이 양보할 수는 없나’는 취재진 질문에 이 원내대표는 “정말 출구가 없다. 그 문제를 연계시키면 서로 퇴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