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4교시’ 논란… “왜 3과목을 1장에 마킹하나”

입력 2019-11-27 21:30
픽사베이

대학수학능력시험 4교시 운영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4교시는 답안지 1장에 여러 과목을 한꺼번에 마킹한다. 수거·관리·채점에는 용이할 수 있으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비판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14일 치러진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 수험생이 4교시 답안지를 수정하던 중 실수를 해 전 과목이 0점 처리될 처지에 놓이자 4교시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이 SNS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4교시는 한국사와 탐구영역 2과목을 한꺼번에 치른다. 총 3과목을 한 답안지에 마킹하는 셈이다. 수험생은 반드시 한국사 시험을 먼저 치르고 감독관이 시험지를 모두 걷어간 후 남은 영역을 풀어야 한다. 4교시 응시방법 위반 건수는 최근 3년 동안 329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전체 부정행위 절반을 차지했다.

‘공부의 신’ 강성태씨는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급하게 수정하다 보면 이전 답안지를 건드리게 될 수 있다”며 “이런 문제가 계속 나오니까 올해 수능에는 답안지에 과목별로 색깔을 입혀서 눈에 띄도록 개선을 했다. 큰 효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방식도 장점은 있다. 교육부는 ‘채점이나 답안지 수거나 관리가 간편하다’고 답했다”며 “너무 번거롭지 않으면서 이 방법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험생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수능 4교시 운영방식을 개선해주세요’라는 글이 21일 올라왔다. 청원인은 “모든 응시자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문제 풀이 이외의 것에 주의를 분산하도록 하며 시험 결과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썼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4교시에 수험생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장학사들이 끊임없이 이 부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