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차량 화재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BMW 그룹이 국내 기업과의 협업과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는 27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연구개발(R&D)센터 확장 이전, SK텔레콤과의 차세대 내비게이션 협력 등 향후 국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국내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자회견에는 독일 BMW 그룹 이사회의 피터 노타 세일즈 마케팅 총괄과 니콜라스 피터 재무총괄이 나섰다.
BMW 그룹은 기존 영종도 R&D센터를 확장 이전하고 배터리셀 기술, 소재 연구, 전기차량용 충전기술 영역으로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차세대 내비게이션 개발에도 나선다. 차세대 내비게이션은 기존보다 더욱 폭넓게 국내 디지털 환경을 반영하게 되며, 오는 2023년 실제 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 파트너사와 협력 강화를 위해 부품 구매 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BMW 그룹이 국내 협력사로부터 구매하는 부품 규모는 지난해 15억 유로(약 2조원)에서 내년 20억 유로 이상으로 확대된다. 최근에는 5세대 전기 파워트레인의 2차전지 제조사인 삼성 SDI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 SDI로부터 구매하는 규모는 오는 2021년부터 2031년까지 29억 유로(약 3조 7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 그룹 코리아는 국내 최초의 수입차 지사로서 내년에 창립 25주년을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시장 중 하나다. BMW 그룹은 이같은 의미를 담아 내년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전세계 최초로 ‘뉴 5시리즈’를 공개할 계획도 이날 밝혔다.
국내에서 브랜드 이미지 및 신뢰 회복에 대해 한상윤 BMW 그룹 코리아 사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판매 대수보다 내실을 다지는 기간으로 생각한다”면서 “파트너사, 본사와 함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브랜드와 가치를 성립시킬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BMW 재무총괄은 “한국은 혁신적인 사고는 물론 새로운 기술적 진보에 대한 개방성을 가진 국가”라며 “이런 개방성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서 단순히 차량을 판매한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SK텔레콤, 삼성 등 파트너사와 BMW는 모두 혁신의 최첨단에 서 있으며 최상의 기술을 위해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