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성차별·성희롱 심각”… 中 홍콩 사태 물타기

입력 2019-11-27 15:30 수정 2019-11-27 16:36
인민일보 캡처

중국이 갑자기 미국내 여성의 성차별과 성희롱 등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미국 등 서방이 홍콩 시위 강경 진압과 신장 위구르 소수 민족 등에 대한 인권문제를 물고 늘어지자 역공을 펴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가 참패하자 화살을 미국으로 돌려 물타기를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2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인권연구회는 “미국내 성차별로 여성의 인권실현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다”는 내용의 ‘미국 인권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회는 보고서에서 “미국 여성은 제도적으로 차별받고 있고, 이는 은폐되고 있다”며 “경제 분야에서 성 불평등과 여성의 폭력 피해가 심각하며 소수 민족 여성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여성은 경제분야에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취업과 임금 등 분야에서 심각한 차별이 존재한다”며 “미국 직장과 대학 내에서 여성의 성희롱 피해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여성 3명 중 1명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고, 교도소에 수감중인 여성들의 폭력 피해도 심각하며 여군들은 군복무 중 성희롱과 성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 여군의 32%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답했고, 80%는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연구회 관계자는 “미국은 스스로 ‘인권수호자’를 자처하지만 미국인들은 인종 차별, 성차별, 총기 폭력 등 모든 종류의 인권 침해에 직면해 있다”며 “그러나 미국은 오래 전부터 다른 나라를 공격하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구실로 ‘인권’을 이용해왔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글로벌 패권 유지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베이징에서 일하는 멜린다라는 미국인 여성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가장 안전한 국가라고 주장했다. 멜린다는 보고서에서 “내가 중국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여성들이 마음대로 걷고, 운전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여성에게 (중국만큼) 안전한 나라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회 관계자는 “인권연구회가 미국 성차별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룬 것은 처음이며, 미국의 다른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를 추가로 내겠다”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