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스코어러 없는 KB손보, 창단 최다 11연패 수렁

입력 2019-11-27 13:24
권순찬 감독을 비롯한 KB손해보험 선수단이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 중 굳은 얼굴로 작전 타임을 갖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이 창단 최다 11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확실한 스코어러의 부재가 연패 원인으로 꼽힌다.

KB손해보험은 26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한국전력에 3대 1(25-20 21-25 17-25 23-25)로 패하며 11연패에 빠졌다. KB손해보험의 창단 최다 연패이자 역대 최다 연패 공동 11위 기록이다.

역대 최다 연패 1위 기록은 매 시즌 하위권에서 맴돈 한국전력이 갖고 있다. 2008-09시즌과 2012-13시즌 2번의 25연패를 당했다. 군 팀 상무는 신협상무 시절인 2009-10시즌 23연패를 기록했다. 두 팀을 제외하면 우리카드가 2014-15시즌 기록한 12연패(공동 8위)가 가장 긴 연패다. KB손해보험이 1패만 더 하면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불명예를 쓰게 된다.

KB손해보험의 문제는 확실한 스코어러가 없다는 점이다. 올 시즌 6번의 풀세트 접전에서 5번이나 패한 이유다. 지난달 15일 시즌 첫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3대 2로 1승을 챙기곤 1라운드에서만 내리 4경기를 연속 풀세트 패배했다. 수비를 성공해도 해결해주는 선수가 없다보니 흐름이 끊기고 분위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박희상 KBSN 해설위원은 “비교적 신장이 작은 센터진이 기동력도 없어 블로킹이 약해졌다. 계속 지다보니 서브와 리시브도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며 “확실하게 득점을 책임지는 선수라도 있어야 하는데 (외인) 브람도 제 몫을 못하고 16점 이상 내주는 국내 선수도 없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브람은 복근 부상으로 최소 2~3주간 뛸 수 없는 상태다.

팀도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권순찬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나서 선수단의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엔 쉽지 않은 상태다. 30일부터 삼성화재(4위), OK저축은행(3위), 우리카드(2위) 순으로 맞붙게 될 3라운드 초반 힘을 내지 못한다면 연패는 더 길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