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정우람(34)이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총액 29억원 등 총액 39억원의 FA 잔류 계약을 맺었다.
4년 전 총액 84억원을 받고 SK 와이번스에서 이적해 온 이후 두 번째 FA 계약이다. 두 차례 FA 계약을 통해 123억원을 확보한 정우람이다. 불펜 투수 최고액이다. 불펜 투수들이 선발 투수에 비해 FA 계약에서 대우를 받지 못해온 관례를 깬 정우람인 셈이다.
2020년 FA 시장에는 정우람과 같은 불펜 투수들이 대거 나와 있다. 키움 히어로즈 오주원(34), LG 트윈스 진해수(33), 송은범(35), 한화 윤규진(35), 롯데 자이언츠 고효준(36)과 손승락(37)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모두 나이와 기량을 고려할 때 정우람의 계약 조건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손승락은 정우람과 같은 마무리 투수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에다 예전같은 압도적인 투구가 많이 퇴색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2년 정도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4년 전 60억원을 받고 롯데로 온 손승락이다. 계약 기간 2년, 총액 15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무리 투수가 또 있다. 키움 오주원이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기간이 3년을 넘지 못하고 금액 또한 10억원을 돌파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송은범은 올 시즌 63경기에 출전하는 등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펼쳤다. FA 협상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5년 전 총액 34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한화로 이적한 바 있다. 금액 못지 않게 계약 기간을 놓고 줄다리기를 할 전망이다.
같은 팀 진해수는 좌완 투수라는 이점을 살려 의외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롯데 고효준 또한 1군 좌완 불펜 투수가 없는 롯데 현실을 고려할 때 그나마 조금 나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
해마다 더욱 얼어붙는 FA 시장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정우람의 계약 조건이 롯데 전준우(33)를 제외하고 최상위권에 속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그런 탓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기 일쑤인 불펜 투수 FA들의 경우 더욱 추운 겨울을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저가 단기 계약이 속출할 수도 있는 추운 겨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