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알바니아 규모 6.4 강진…“사망자 21명, 더 늘어날 듯”

입력 2019-11-27 11:42
알바니아 서쪽 투마네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뒤지며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티라나AP=연합뉴스

발칸반도 알바니아에서 26일(현지시간) 새벽 발생한 규모 6.4의 강진으로 20여명이 사망했다고 수도 티라나 재해당국이 이날 저녁 발표했다. 아직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티라나 재해당국은 이번 지진 때문에 사망한 희생자가 21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최초 집계된 사망자 수는 7명이었고, 이후 ‘최소 16명’으로 수정된 바 있다. 에디 라마 총리는 “아직 건물 잔해 아래에 있는 피해자들이 많아 사망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자 수는 알바니아 국방부 집계 결과 600여명에 달한다.

알바니아 서북쪽 투마네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제거하고 있다. 투마네AFP=연합뉴스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 북서쪽 투마네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구조한 생존자를 옮기고 있다. 티라나AFP=연합뉴스

미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의 진원지가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곳”이라며 “진원의 깊이는 20㎞”라고 했다. 지진은 이날 새벽 3시55분쯤 발생했고, 항구도시 두레스와 인근 투마니 마을에 있는 고층 빌딩·아파트 건물·호텔 등이 무너져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특히 사람들이 깊이 잠든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인명 피해가 컸다.

지진 발생 후 티라나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해 모여 있다. 티라나AFP=연합뉴스

지진이 발생한 알바니아 서부 두레스에서 시민들이 무너진 건물을 지켜보고 있다. 두레스AP=연합뉴스

티라나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자는데 갑자기 침대가 움직여 잠에서 깼다”면서 “이후 모든 것이 심하게 흔들리고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천장이 무너져 머리 위로 떨어졌다. 우리가 어떻게 건물을 빠져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알바니아를 겸임하는 그리스 주재 한국대사관 측은 “티라나 지역에 우리 교민 80여명이 거주한다”며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구조대원들이 투만 지역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구조 및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티라나 로이터=연합뉴스

알바니아 서부 두레스에서 시민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주변에 모여 있다. 두레스AP=연합뉴스

올타 샤카 국방장관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21명의 시신이 지진 발생지역의 건물 폐허 아래에서 모두 수습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진은 1979년 이후 알바니아에서 일어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며 “여진도 250여차례나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알바니아에서 규모 6.4 이상의 지진은 1926년 이후 93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바니아 정부는 27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공식 선포하고 관공서 등 건물에 게양된 국기를 반으로 내려 조기(弔旗)로 걸도록 지시했다. 지진 피해지역에서는 각종 실내 경기장과 스타디움에 임시대피소를 마련, 집이 무너졌거나 크게 훼손된 주민들을 수용하고 있다.

강진에 임시 대피소로 모여든 알바니아 주민들. 두레스AP=연합뉴스

지진 현장에는 알바니아 정부의 구조대 외에도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 터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루마니아, 미국 등에서 달려온 200여개의 민간 구조전문가 팀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