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전교조)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기초학력진단에 반대하며 26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전교조와 교육시민단체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지난 25일 오후 4시쯤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초학력진단을 철회해달라’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조 교육감이 면담을 받아들이지 않자 이들은 교육감 접견실에서 나가지 않고 밤새 대기했다. 26일 오후 4시30분 기준 전교조 서울지부 등 8명이 접견실에 남아있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 9월 “서울 지역 중·고교생의 학습 부진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내년부터 초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교조는 기초학력진단이 학생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학력고사의 부활이라며 우려해왔다. 전교조 관계자는 “학급·학교별 순위가 매겨져 줄세우기·낙인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9월 19일에도 시교육청에서 관련 회의를 하다가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교육감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현재 조 교육감은 시교육청 밖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초학력진단은 학생들에게 등급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학력고사와 다르다”며 “지난 9월 점거 때 이미 교육감이 관계자들을 만나 이 부분을 충분히 설명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두 차례 퇴거명령을 내렸고 이후 강제퇴거 조치에 대해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