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단식투쟁 7일차에 접어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인 같은 당 지상욱 의원과 동행해 대여(對與) 투쟁에 힘을 실었다.
유 의원은 26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 황 대표의 단식농성 텐트를 찾아 3분가량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황 대표가)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만류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전날보다 더 기력이 떨어져 혈압 수치 등이 정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 5일째였던 지난 24일부터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건강 악화 증세를 보였던 황 대표는 점차 건강 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황 대표가 건강을 너무 해치시는 것 같다는 걱정을 했다”며 “거의 말씀을 잘 못하고, 자꾸 마스크를 벗고 말하려는 걸 벗지 말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이야기하셨다”고 말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보수통합과 맞물려 황 대표와 유 의원 간 회동 시점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보수통합에 대해 대화를 나눴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유 의원은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선거법,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니 건강을 해치시는 것 같아서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변혁 소속 의원들에 대한 바른미래당 당권파측 징계 방침에 대해서는 “단식하는 데 위로 방문 와서 당내 얘기를 하는 것은 별로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날 유 의원의 위로 방문을 두고 한국당 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황 대표 측 일부 지지자들은 폴리스라인 밖에서 유 의원을 향해 “유승민도 금식하라” “국민들 앞에 사과하라. 유승민은 나가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