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객기의 부기장이 운항 도중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다. 승객들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고 비상착륙한 부기장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현지 매체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 오전 8시20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을 출발해 남부 아나파 공항으로 향하던 현지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소속 에어버스 320(편명 SU1546) 여객기 부기장 다미라아흐메토프(49)가 운항 도중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당시 여객기는 150명을 태우고 고도 3만3000피트 상공에서 비행 중이었다.
승무원들은 급하게 객실을 돌아다니며 의료진을 찾아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한 승객은 현지 매체에 “여성 승무원이 수차례 비행기를 뛰어다니며 ‘의사가 있느냐’ ‘정말 필요하다’고 물었다”고 말했다.
결국 기장은 즉각 인근 지역의 공항에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 이에 여객기는 출발 1시간40분 만인 오전 10시쯤 플라토프 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아에로플로트 항공사에 따르면 아흐메토프 부기장은 여객기가 도착한 뒤 병원으로 이송되던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항공사 측은 아흐메토프 부기장이 비행 전 건강 상태 체크에서 아무런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중반에 비행 적합 판정을 위한 정밀 검진도 통과했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여객기는 당일 오후 1시10분쯤 플라토프 공항에서 다시 출발해 당초 도착 예정 시간보다 약 3시간 늦은 오후 1시50분쯤 목적지에 도착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