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단식 6일차 황교안에 “천막 자진 철거해 달라” 문자로 요청

입력 2019-11-25 20:06 수정 2019-11-25 20:15
정무비서관 “힘든 상황 알지만 형평성·규정 문제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가 기거할 새 천막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앞 단식 엿새째인 25일 청와대 측이 황 대표의 농성 천막을 철거해달라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요청했다. 규정상 천막 설치가 안 되는 장소이고, 다른 농성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이날 오후 자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어려운 말씀을 드리려 한다. 알고 계신 것처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은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는 내용이었다.

김 비서관은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오랜 기간 집회를 이어오시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어서 경찰을 비롯해 실무자들도 고충이 크니 자진 철거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이 25일 공개한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문자메시지. 연합뉴스

황 대표는 22일부터 청와대 앞을 떠나지 않고 초록색 텐트에서 지내다가 전날부터 인근에 파란색 천과 비닐로 덮은 임시 천막을 짓고 기거했다.

이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비바람에 임시 천막이 쓰러지자 한국당은 이날 기둥이 있는 ‘몽골 천막’을 치고 황 대표의 거처를 옮겼다. 청와대가 문제 삼은 것은 덩치가 커 진 새 천막이다.

이에 김도읍 의원은 “문 대통령 뜻이냐”며 반발했다. 그는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는데 거기에 대한 화답은 없고 대표가 바람막이로 사용하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청와대가) 천막 치는 걸 방해했고 그런 상황에서 저희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비닐로 바람을 막고 영하의 추운 날씨를 견뎌왔다”며 “그런데 비서실장 입장에서 도저히 목숨을 건 투쟁을 하는 대표가 칼바람을 그대로 맞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오늘 천막을 다시 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