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상용차 안 가리고 출격하는 中…국내서 전기차 ‘격돌’

입력 2019-11-26 04:00
중국 항저우 저장지리신에너지상용차그룹 지리상용차 본사에서 25일 유재진 포스코인터내셔널 상무, 린샤오후 지리상용차그룹 부사장, 김석주 ㈜아이티엔지니어링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지리자동차그룹 제공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잇달아 국내 진출을 발표하고 있다. 내년 국내에선 중국업체와의 전기차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이제는 뒤떨어지지 않는 품질’을 앞세워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 부문에서도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은 25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지리상용차 본사에서 ㈜아이티엔지니어링,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협력사업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이들 업체는 향후 전기상용차의 개발 및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지리상용차는 지리지주그룹의 자회사로 신에너지상용차와 관련 부품의 연구개발, 제조, 판매와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산하에 원정자동차와 런던전기차 등도 두고 있다. 현재 지리상용차는 신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 상용차에 집중하면서 2.5~49t급 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아이티엔지니어링은 큐로그룹의 자회사로 2002년 설립 후 지난 17년간 국내외 완성차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수행과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독자기술을 확보해 온 기술집약형 차량개발전문기업이다.

지리상용차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과의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1t, 2.5t 등 중소형 전기트럭 ‘e200’ 시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법규 및 시장의 요구에 최적화된 한국형 전기트럭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내년부터 베이징자동차가 국내에서 세단,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 승용차를 판매할 예정인 가운데 지리상용차가 국내 진출 계획을 알리면서 국내 상용차 시장에도 긴장감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형 상용차의 주 구매층인 자영업자들은 가격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의 제품이 가성비를 만족시킨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리상용차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는 중국산 대신 한국산을 탑재한다는 계획인데,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대자동차가 내년 ‘포터 전기차(EV)’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현대차가 독점하고 있던 중소형 상용차 시장을 중국 업체가 깨트릴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저우지안쿤 지리상용차 총경리는 “이번 협력사업은 지리상용차의 첫 해외 프로젝트로 그룹 내에서도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아이티엔지니어링이 보유하고 있는 전기트럭 관련 기술력이 지리상용차의 완성도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 길리상용차의 신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에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기트럭의 전세계적인 보급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