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다가온 금융권 수장 임기 만료, ‘인사태풍’ 분다

입력 2019-11-26 07:00 수정 2019-11-26 07:00
이르면 이번 주부터 회추위 가동
역대 최대 실적에도 연임 여부 ‘안갯속’
은행장들도 연임 여부 관심


금융권 수장들의 임기가 다음 달부터 차례대로 만료되면서 연임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번 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한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5일 은행장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최했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모두 재임 기간 중 ‘역대 최대’ 경영 실적을 올렸지만, 연임 가능성은 모두 제각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회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밝혔다. 회추위는 약 3주에 걸쳐 2~3회 진행된다. 적어도 임기 만료일 두 달 전까지 최종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회사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연임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주요 근거는 높은 경영 실적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리딩 뱅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합병(M&A)하면서 지주사의 비(非)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변수는 ‘법적 리스크’다. 조 회장은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1심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선고는 내년 1월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정대로 회추위를 진행하는 것은 지주 측에서 대법원 판결도 아닌 1심 결과가 조 회장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회장 자리 연임도 관심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고, 은행장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다. 회추위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손 회장은 적극적 M&A로 지주사 체제를 안착시켰다. 여기에 지주사 재출범 첫 해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가 ‘변수’다. 금융 당국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분쟁조정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4월 28일까지다. 김 회장도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별다른 결격 사유도 없어 연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누가 농협중앙회의 새 회장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지주사 지분을 100%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지주 회장 선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1일까지로 김 회장 임기 만료 시기보다 앞선다.

NH농협은행의 역대급 실적을 이끈 이대훈 행장은 다음 달 31일에 임기가 끝난다. 시장에선 ‘세 번째 연임’에 더 무게를 싣는다. 행장 임추위는 지난 15일 처음으로 열렸다. 지주 이사회에서 임추위를 마치면 은행 임추위에서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구조다. 연임할 때마다 임기는 1년 추가된다.

다음 달 27일에 임기를 마치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낮다. 그동안 연임을 한 은행장은 없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 행장을 선임할 때 금융 당국의 임명 제청을 받아야 한다. ‘투명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선 연임을 결정하기 어렵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