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돔 해마다 짓고 부수는 데 2억1400만원 … 혈세 낭비”

입력 2019-11-25 16:37 수정 2019-11-25 17:08
지난 4월22일부터 열흘간 펼쳐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식과 폐막식 등 주요 행사가 이뤄진 전주 돔. 이 부지를 빌리고 돔을 세우고 철거하는 데 해마다 2억 1400만원 안팎의 예산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예산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사진.

전북 전주시 출연기관들이 방만한 운영으로 혈세 낭비와 과소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전주시의회에 따르면 의원들은 최근 전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예산 낭비 사례를 잇따라 지적했다.

김승섭 의원은 문화관광체육국을 상대로 한 감사에서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올해 영화제에 1460여명을 초청해 이들에게 들어간 숙소비와 항공료 교통료 등의 비용만 5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영화제 개막식과 폐막식 등을 위해 설치하고 철거하는 임시 돔을 위해 해마다 1억 7000만원의 예산과 더불어 부지 임대료로 4400만원 등 모두 2억 1400만원안팎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올해는 20번째 잔치여서 성대하게 치렀다고 하지만 초청자가 너무 많아 예산이 터무니없이 사용됐고, 해마다 땅을 빌려 짓고 부수는 돔 역시 예산 낭비의 사례로 보인다”며 “절감 방안을 시급히 모색하라”고 말했다.

김윤권 의원은 같은 감사에서 “전주문화재단이 2억 50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피아노를 구입했지만 공연 실적은 여전히 저조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주문화재단은 공연 활성화 등을 이유로 올해 3월 최고가의 피아노를 구입했으나 이후 클래식 기획공연은 3차례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피아노를 빌려서 공연을 하면 한 회에 200만원씩 600만원만 들이면 가능할 일을 수억원에 이르는 장비를 구입해 혈세를 낭비한 셈이 됐다”면서 “피아노를 구입하면 공연이 활성화 될 것이란 재단의 계획이 민망할 정도로 공연 횟수가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서난이 의원은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가 직매장과 레스토랑, 동네점빵 등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방만한 운영으로 수억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서의원에 따르면 전주푸드 효자점 직매장은 2016년 6월 문을 열어 경영난 때문에 1년 2개월만에 폐점했고, 전주동물원 레스토랑은 2017년 5월부터 3개월간만 운영하고 문을 닫았다.

이에 전주푸드 창고에는 이들 매장에서 남은 장비를 비롯 동네빵집 경기장점에서 사용하던 제빵기(1200만원) 등 모두 2억원 상당의 장비들이 방치돼 있다.

서 의원은 “전주푸드는 2015년 9월 업무 개시 이후 재물조사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시민 먹거리를 안전하게 공급할 이유로 만들어진 매장이 실제로는 혈세낭비의 산물이었다”고 질타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