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에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노인을 살리기 위해 입으로 소변을 받아낸 중국인 의사가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 스제르바오는 “의사 장홍과 장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9000m 상공을 비행하는 여객기에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70대 남성의 생명을 살렸다”며 “장홍은 노인을 살리기 위해 37분 동안 800㎖가량의 소변을 빨아내고 승무원이 준비한 컵에 뱉어내는 작업을 반복했다. 노인은 무사히 안정을 찾았다”고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남방항공사의 CZ399편 여객기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륙한 뒤 15시간쯤 지났을 무렵 70대 남성 승객 한 명이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습니다.
승무원들은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던 의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진안대 제1병원(광저우해외중국병원) 의사 장홍과 하이난중앙병원 의사 장샹이 급히 환자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노인이 쓰러진 이유는 소변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장시간 비행 탓에 요도가 막혔던 것입니다. 이대로 놔두면 방광이 파열할 위험이 컸습니다. 두 의사는 노인을 치료할 방법을 강구했지만 기내에 구비된 응급처치 장비로는 치료가 불가능했습니다.
장홍은 산소마스크에 달려 있던 깨끗한 플라스틱 도관을 구해왔습니다. 도관을 요도에 삽입해 소변을 빼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도관은 요도에 삽입하기에 너무 컸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사이 시간이 지체됐고 노인은 쇼크 징후를 보였습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장샹은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주사기의 바늘과 플라스틱 도관을 연결해 간이 소변 흡입 장치를 제작했습니다. 장홍은 가족의 동의를 얻어 주사기 바늘을 노인의 방광에 꽂았습니다. 하지만 소변은 노인의 몸에서 빠져나오지 않았습니다. 압력이 너무 약했던 것입니다.
장홍은 노인의 소변을 입으로 직접 빨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관을 활용해 소변을 빨아들이고 승무원이 준비한 컵에 내뱉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그가 노인의 몸에서 빼낸 소변은 총 800㎖이었습니다.
37분의 혈투 끝에 노인은 안정을 찾았습니다. 두 의사는 끝까지 노인의 상태를 확인하고 자리로 돌아갔다는군요. 장홍씨는 현지 언론에 “소변을 두 모금 빨아들였을 때 정말 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감동을 줘야겠다고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오로지 사람을 살려야 한다, 소변을 빨리 빼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두 의사를 극찬했습니다. 혹자는 의사라면 당연히 소변을 빨아들여야 하지 않냐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를 살려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병원도 아닌 여객기에서 생면부지인 노인의 소변을 입으로 빨아들여 뱉어내기는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진짜 의사’의 모습을 장홍과 장샹에게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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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