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겨울왕국’ 여정의 하이라이트… 뜨거운 반응 감사”

입력 2019-11-25 12:24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겨울왕국 2'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진 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 벅 감독, 이현민 슈퍼바이저, 제니퍼 리 감독, 피터 델 베초 프로듀서. 연합뉴스

“한국에 와서 관객들이 ‘겨울왕국2’를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굉장한 경험은 생애 처음입니다. 한국에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겨울왕국2’의 제작진이 한국을 찾았다. 제니퍼 리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비원에 가봤는데 마법의 숲에 들어간 것 같았다. 김치도 만들어봤다”며 들떠했다.

“‘겨울왕국2’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안나 엘사 울라프 크리스토프 스벤 등 캐릭터를 큰 스크린으로 가져올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팬들이 저희에게 이야기해주길, 이 자매의 관계와 성장, 모험담에 공감하게 된다고 하더군요.”(제니퍼 리 감독)

공동 연출을 맡은 크리스 벅 감독 역시 “한국은 처음 왔다”면서 “1편을 개봉했을 때 한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아 굉장히 뜻밖이었고, 정말 놀랐다. 두 번째 작품 때는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겨울왕국’ 여정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겨울왕국2’는 전편에 비해 세계관이 확장됐다. 엘사 안나 자매를 둘러싼 과거 비밀과 엘사 마법의 원천을 찾기 위한 모험기를 그린다. 크리스 벅 감독은 “1편을 개봉하고 1년 뒤 2편 기획을 시작했는데, 열정을 갖고 스토리를 만들었다. 캐릭터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 가는지, 그리고 세상에서 어떤 존재가 되어 가는지, 그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매우 즐거웠다”고 소개했다.


어린이 관객들이 이해하기에 내용이 다소 깊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제니퍼 리 감독은 “더 깊이 있고 풍부한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캐릭터도 성숙하고, 관객들도 나이가 더 들었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동경한다.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그 점을 믿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1편에서 우리가 던진 질문은 두려움과 사랑에 대한 것이었는데, 2편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인생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이 무섭게 느껴지고, 많은 장애물에 부딪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다. 전편과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의 인생과도 연결성을 부여했다.”(제니퍼 리 감독)

3편 제작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제니퍼 리 감독은 “‘겨울왕국2’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시작됐다. 이 자매에 대해서 더 이야기하고 싶고, 하나의 완성된 여정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제 머릿속에서는 사실, 엘사가 너무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2편의 엔딩 장면 그 이상을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겨울왕국’의 진정한 성취는 디즈니 공주 캐릭터의 전형성을 탈피했다는 데 있다. 2편에서도 주인공 엘사는 드레스가 아닌 바지를 입은 채 목숨을 건 모험에 나선다. 제니퍼 리 감독은 “캐릭터의 성격이나 표현을 통해 여성 캐릭터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콘셉트를 바꿨다는 걸 알고 있다”며 “우리의 콘셉트와 스토리가 시대에 맞물려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얘기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는, 작품을 통해 시간을 뛰어넘는 메시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풍부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를 보여줘야 했죠. 그래야 모두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각 캐릭터들이 스스로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그 감정에 집중해 만들었을 뿐이죠. 캐릭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겁니다.”(제니퍼 리 감독)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