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다크웹’ 때문?…부쩍 늘어난 20대 마약사범들 이유는

입력 2019-11-25 12:00

올해 경찰에 검거된 마약사범 중 20대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마약사범이 급증한 것은 1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다크웹 등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의 거래가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경찰청은 지난 8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클럽 내 불법 마약류, 인터넷 유통, 외국인의 밀반입 행위 등 하반기 마약류 집중단속을 벌여 1491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이 올해 검거한 마약사범(10월 기준)은 93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29명)보다 31% 증가했다.

연령별 단속 현황을 보면 20대 마약류 사범의 증가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1392명이었던 20대 마약류 사범은 올해 2160명으로 무려 768명이 늘었다. 이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30대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1804명에서 올해 2227명으로 423명, 10대는 104명에서 140명으로 36명이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 마약류 사범의 대부분이 만 19세여서 사실상 20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대와 20대를 더한 마약사범은 지난해 1496명에서 올해 2300명으로 53.7%나 증가했다.

경찰은 이번 집중단속을 계기로 최근 3년간 마약류 범죄를 분석한 경로가 인터넷 마약류 사범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검거된 전체 마약류 사범 8887명 중 인터넷 마약류 사범은 1100명(12.4%), 지난해는 8107명 중 1516명(18.7%)이었다. 올해는 9340명 중 1977명(21.2%)으로 인터넷 마약류 사범의 비중이 20%를 넘었다.

경찰은 인터넷에 익숙한 10~30대 마약류 사범과 인터넷 마약류 사범의 증가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사이버 전담인력을 증원하고 올해 말 구축 예정인 ‘다크웹 불법정보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다크웹 상 마약류 유통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크웹은 특성상 일반적인 인터넷 브라우저로 접근이 불가능하고 IP 추적을 피할 수 있어 수사가 어렵다”며 “단속된 사범 수 자체가 적어 다크웹 때문에 20대 사범이 증가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인터넷 사범 증가와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20대가 다크웹과 더불어 클럽 문화에 대한 관심, 마약류에 대한 호기심이 커 마약사범 증가가 높은 것으로도 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