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놈들 제거해야” 김무성 말에…박지원 “김무성 잘됐으면”

입력 2019-11-25 10:08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의원(좌)과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우)가 2016년 7월 한 행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자신을 제거대상으로 꼽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 “백 배 이상 심한 말도 참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5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의원의 발언이 참 거시기했다”면서도 “김무성과 박지원은 이념이 다르지만 이해하고 좋은 관계라고 믿는다”고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의원과 나눈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친밀감을 강조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김 의원도 제게 ‘놈’이나 ‘제거’보다 더 강한 이야기를 했고, 저도 ‘그 입 다물어라’고 얘기했다”며 “옛날에는 김 의원한테 ‘야, 너는 수구꼴통이야’라고 이야기하면 ‘형님은 빨갱이에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의원은 당내 입지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자신이 살기 위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오히려 김 의원의 건승을 기원했다. 그는 “내가 야당 대표할 때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많이 양보했고 명분도 살려줬다. 김무성이 잘되는 길이 있다면 ‘놈’이나 ‘제거’가 아니라 백 배 이상 심한 이야기를 들어도 참아야 한다”며 “김 의원이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싸울 형편이 안 된다. 협력 관계로 가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좌),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뉴시스

반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김 의원을 향해 “표현 자체는 비난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취지를 잘못 이해한 다선 정치인의 구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의 표현 자체는 비난하고 싶지 않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겨울에 고생하시는 모습, 그리고 곡기를 끊었다는 결단을 존중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단식이 국민이 국회에 하는 요구와 너무 대비되어서 논평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점에 주안을 맞추셨다면 굳이 격렬하게 ‘제거’라는 표현까지 쓸 필요가 있었나 싶다”며 “대단한 사회악을 척결할 때 쓰는 표현을 쓰셔서 당황스럽고 씁쓸하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과 이 의원은 21일 황 대표의 단식을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황 대표를 방문한 뒤 이창수 당 대변인을 만나 “하여튼 그런 놈들은 이번 선거에서 제거돼야 정치가 발전한다.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해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시작하는데, 거기에 대해 여당의 대변인(이 의원)도, 그 다른 당 의원들(박 의원 등)이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놈들이, 내가 오늘 쭉 보니까 한 치 앞도 못 내다보고 조국(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던 놈들이 전부 나섰다”며 “박지원이, 이재정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라고 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