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구하라의 사망 소식에 악플을 조장하는 온라인 문화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구하라의 가요계 절친이었던 설리의 극단적 선택 이후에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악플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것은 25일 저녁 시간이었다. 많은 네티즌은 구하라의 인스타그램으로 달려가 그녀가 남긴 마지막 사진에 추모의 댓글을 달며 슬퍼했다. 그러나 전날 이 사진을 바탕으로 쓰인 기사의 댓글 반응은 정반대였다. 구하라가 얼마나 많은 악플과 조롱을 받았는지 짐작이 가능했다.
26일 여러 커뮤니티에는 구하라가 팬들에게 ‘잘자라’고 인사한 일상 사진 기사에 달린 악플이 캡처돼 퍼지고 있다. “누워서 돈을 번다”는 말도, “악플이 나오지 않게 일상 사진을 올리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오지랖도 있었다. 구하라가 안검하수 때문에 받은 시술을 언급하면서 “이전 얼굴이 낫다” “쌍꺼풀이 이상하다”는 식의 얼굴 비하도 수두룩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의 설리 사망 때와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로 비슷하다. 설리가 팬들에게 공개한 일상을 염탐하며 ‘관종(관심에 목매는 사람)’이라며 힐난했던 이들은 사망 이후 자취를 감췄다. 많은 이들이 자중하자고 목소리 냈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 때문에 악플을 막기 위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좀 더 강력하게 공감을 얻고 있다. “과거 폐지된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자”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없애자” 등의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악플을 달면 불이익을 당하고 벌을 받는다는 사회적 인식과 관련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제도 개선의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