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단식 중단 안해”

입력 2019-11-25 09:27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단식 6일째에 접어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건강 악화 증세를 보이면서도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지지해주는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5일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다.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을 떠올린다”며 “저와 저희 당의 부족함을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적 너머 보이는 국민 여러분 한분 한분이 그래서 제게 소중한 스승”이라며 “이 길에서 대한민국의 길을 찾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고 자신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국민들을 향해 감사함을 표했다. 그의 게시글에는 “따뜻한 방안에 있는 것이 그저 미안하다, 죄스러울 뿐이다” “멀리서 응원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부디 무사하길 바란다”는 등 응원과 지지의 댓글이 500개 이상 달렸다.

단식투쟁 6일째에 접어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새벽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다시 한 번 의지를 표명했다. 페이스북 캡처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의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지자들은 그의 투쟁을 지지하며 전날 오후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 운동’을 통해 그를 응원했다.

‘내가 황교안이다’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는 검색어 운동은 40~50대 사이에서 열렬하게 이뤄져 검색어 순위 2~4위에 들기도 했다. 다만 10~30대에서는 2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한편 황 대표는 단식 5일째인 전날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건강 악화 증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24일 페이스북에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고통마저도 소중하다”며 “두렵지 않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