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선거 ‘범민주‘ 압승, 이미 과반 넘어…‘친중파’ 참패

입력 2019-11-25 09:13 수정 2019-11-25 09:15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 지지자들이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AP연합뉴스

홍콩 범민주 진영이 24일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범민주 진영은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오전 7시(현지시간) 현재 개표결과 278석을 차지했다. 친중파 진영은 42석에 그쳤다.

범민주 진영은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과반 의석을 돌파했고, 18개 의회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은 오전 5시 30분 현재 개표 결과가 나온 후보자 중 21명이 승리를 거뒀지만, 156명이 패배를 당했다.

반면에 범민주 진영인 공민당은 전체 36명 후보 중 32명이 승리를 거뒀으며, 노동당은 7명 후보자 전원이 승리를 거뒀다.

오전 6시 현재 범민주 진영은 웡타이신, 췬완, 완차이, 중서구, 남구 등 5개 구에서 이미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도 샤틴구 렉웬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현재 홍콩의 구의원은 민건련이 115석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이 327석을 차지하면서 18개 구의회 모두를 지배하고 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번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의 압승은 홍콩 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에 자극받은 젊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35세 젊은 층 유권자는 12.3% 늘어 연령대별로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20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던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를 뛰어넘은 역대 최고 숫자다.

최종 투표율은 71.2%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보다 훨씬 높았고, 2016년 입법회 의원 선거때의 58%도 넘어섰다.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함에 따라 그동안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수세에 몰렸던 홍콩 시위대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범민주 진영의 공민당은 승리를 거둔 32명 구의원 후보자 전원이 현재 경찰이 ‘고사 작전’을 벌이고 있는 홍콩이공대로 몰려가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