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접경 지역인 창린도 방어부대를 비롯해 ‘서부전선’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현지지도는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남·대미 압박을 끌어올리는 한편, 대내 결속을 함께 다지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앞서 지난 18일 김 위원장의 낙하산 침투훈련 현지지도와 16일 전투비행술대회 참관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방문한 창린도 방어대를 ‘전국의 전초선 섬방어대’ ‘전선(戰線)섬’이라고 평가했다.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 백령도 남동쪽에 위치한 섬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군인들을 그 어떤 작전과 전투임무도 능히 감당해낼 수 있게 훈련을 과학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전의 맛이 나게 더욱 강도 높게 시켜 그들을 정치사상적으로나 육체기술적으로 철저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해안포 중대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목표를 정해 사격을 지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달 중 실시한 3차례 현지지도에 나선 군부대가 사실상 남측을 겨냥한 부대들로 한국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서해 접경지역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에서 직접 목표를 정해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것은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은 “북측에서 언급한 해안포 사격훈련은 지난해 9월 남북 군사당국이 합의하고 그간 충실히 이행해 온 9·19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시찰에는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동행했으며, 김 위원장은 제5492군부대관하 여성중대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