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흔들 줄 알았던 KCC, 팀이 먼저 흔들렸네

입력 2019-11-24 17:03 수정 2019-11-24 17:08
전주 KCC 송교창.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프로농구 판도를 흔들 ‘슈퍼팀’이 탄생하는 듯했지만 팀이 먼저 흔들리는 모양새다. 두 에이스를 영입하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던 전주 KCC가 예상외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KCC는 24일 현재 9승 8패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8승 5패로 리그 3위를 달리던 11일 리온 윌리엄스와 김국찬, 박지훈, 김세창을 울산 현대모비스에 트레이드하고 라건아와 이대성을 데려온 뒤 치른 네 경기에서 1승 3패로 오히려 순위가 내려갔다.

당초 KCC와 현대모비스의 트레이드는 KCC의 압승으로 보였다. 직전 시즌 외국인선수상을 수상했던 라건아는 신장제한제도가 철폐된 올 시즌에도 트레이드 전까지 리그 득점·리바운드 1위(24.4득점, 14.9개)에 오르며 승승장구 중이었다. 여기에 직전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이대성 또한 이적 전 세 경기에서 평균 20.3득점으로 득점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정현과 송교창이라는 강력한 창을 보유한 KCC에 두 선수가 가세하며 국가대표급 선발 명단이 완성됐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KCC가 트레이드 직후 치른 12일 원주 DB와의 경기부터 77대 81로 패하며 이상 기후가 감지됐다. 라건아는 22점 15리바운드로 여전한 활약을 뽐냈지만 이대성은 3점슛 8개를 포함해 야투 10개를 모두 실패하며 무득점(2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 뒤 “라건아만 믿고 그간 해 온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며 “잘 졌다”고 대수롭지 않아했지만 좀처럼 경기력이 오르지 않고 있다.

KCC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의외의 저조한 득점력이다. KCC는 트레이드 뒤 경기당 평균 71.25득점의 빈공에 빠져있다. 라건아(트레이드 후 평균 18.3득점), 송교창(14.5득점), 이정현(13.3득점) 이대성(5.3득점) 모두 트레이드 이전보다 득점이 낮아졌다. 이 기간 동안 네 선수 모두 한 경기 이상 5득점 이하 경기를 하는 등 기복도 있었다. 여기에 이대성이 결장한 23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는 수비조직력까지 약점을 보여 64대 90으로 대패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팬서비스 관련 구설수까지 불거지며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KGC전 이후 중앙통로에서 한 어린이 팬이 선수들에게 하이파이브를 요청했지만 라건아, 한정원 등을 제외한 KCC 선수단 대부분이 팬의 손을 외면하고 지나갔다.

KCC의 다음 경기는 30일 고양 오리온전이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 코트밖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내우외환에 빠진 KCC가 일주일 간의 휴식 뒤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