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중심 단합” 한국당, 황교안 단식 농성장서 ‘빗속 의총’

입력 2019-11-24 16:16 수정 2019-11-24 17:05
나경원 “선거법·공수처법 저지가 역사적 책무…제3, 제4의 국민 승리 완성할 것”

닷새 째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4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당 의원총회가 진행 중인 동안 천막 안에 누워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4일 황교안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닷새째 단식 중인 황 대표는 급속한 건강 악화로 별도의 발언은 하지 못한 채 비닐로 만든 천막에 누워 의원들 발언을 들었다.

비옷을 입고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안보도, 경제도, 헌법도 모두 무너지고 있다”며 “이런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황 대표가 구국의 결단으로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엊그제(22일) 다행히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행은 막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대한민국은 최고의 외교 참사에 놓여있었다”며 “한마디로 무모하고 어리석은 문재인 정권이 안보를 갖고 도박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소미아를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로 포장해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한 이 정권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3일 방미 기간) 미국 의회에 가서 전하고자 했던 것이 대한민국에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국민이 절반은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있고, 구국 의지의 황 대표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의원들과 주변에 모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옳소”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황교안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지소미아 연장 결정은 다행이지만, (미국 측이)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했던 이 정부에 대해서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한·미동맹에 돌이킬 수 없는 균열과 갈등이 있었다”며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있어서 대한민국에 두고두고 큰 패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배 늘리라고 하는 것은 선뜻 납득이 안 된다”며 “방위비 협상이 반미(反美) 감정을 선동하는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고, 미 의회도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잘못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으로 대한민국이 돌이킬 수 없는 좌파 대한민국이 되는 것을 막는 게 한국당 의원 한 분 한 분의 역사적 책무”라며 “한국당 의원 모두는 황 대표를 중심으로 절대 단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편으로는 협상의 끈, 한편으로는 우리의 강력한 힘을 보이는 저지 투쟁을 통해 이 장기집권 음모를 반드시 분쇄하겠다”며 “한국당은 첫 번째 국민 승리인 조국 사태를 이끌었고, 지소미아 연장도 가져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를 막는 제3, 제4의 국민 승리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설치된 텐트에 머물다가 의총 시간에 맞춰 분수대 광장 비닐 천막으로 이동했다. 그는 잠시 앉아서 “황교안”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고개 숙여 인사했지만 이내 기력이 다한 듯 자리에 누웠다.

비가 내리는 속에서 진행된 의총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자, 황 대표도 주변인들의 부축을 받아 천막 밖으로 나와 함께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