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충정 잘 안다”…황교안 “대통령께 말씀 전해 달라”

입력 2019-11-24 14:10 수정 2019-11-24 14:44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닷새째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가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했다.

이 총리는 낮 12시 21분쯤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사랑채 인근 텐트를 찾아 황 대표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이 총리는 텐트 안에 들어가 1분 정도 황 대표와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며 “황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황 대표는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말씀을 잘 전해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뜻을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당초 전날 황 대표를 방문하려다 그의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일정을 취소했다가, 이날 사전 조율 없이 농성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농성 천막을 방문해 한국당 김도읍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저녁부터 급격히 건강이 나빠져 이날 오전 내내 텐트 안에 머무르며 누워서 휴식을 취한 황 대표는 이 총리가 방문하자 한쪽 팔을 바닥에 대고 몸을 반쯤 일으킨 채 대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은 정부 및 청와대 인사는 21일과 22일 연달아 방문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이어 이 총리가 두 번째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의 방문 배경에 대해 “제1 야당 대표가 단식을 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최후의 호소 수단인데 이런 추운 날 하는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안타까움이 있는 것 같고, 국회 내에서 문제를 풀어보면 어떻겠냐는 취지”라고 전했다.

한편 이 총리가 농성장을 찾자 주변의 한국당 지지자들은 이 총리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