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김성훈(21)이 실족사했다는 비보가 전해지자 동료 선수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1998년생으로 김성훈과 동갑내기 친구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24일 인스타그램에 김성훈을 애도하는 장문의 편지글을 올렸다.
이정후는 “참 같은 게 많았다. 커 오는 환경, 커 가는 과정. 플레이오프 도중 부상을 당했어도 가장 먼저 걱정해준 친구”라면서 “너와 같이 이야기하면서 부담감을 이겨내는 시간이 더더욱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이어 “더 이상 너랑 대결할 수 없게 됐다. 우리가 아버지들보다 더 유명해지기로 약속했지 않느냐”면서 “같이 있는 게 당연해 같이 찍은 사진 하나 없는 게 슬프다. 고마워 내 친구 보고 싶어”라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유명 야구인의 자식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성훈의 부친은 김민호 기아 타이거즈 코치이며, 이정후 부친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다.
김성훈과 같은 팀 소속인 이태양은 고인이 생전 마지막 올린 게시물에 “성훈아 전화 좀 받아라. 형이 미안하다. 좀 더 신경 써줄걸. 스파이크랑 글러브 더 챙겨줄게. 성훈아 제발…”이라고 댓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성훈은 사고 직전인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에 마운드에서 투구를 준비하는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운명한 한화이글스 김성훈 선수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더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된다는 게 여전히 실감 나지 않고, 이렇게 김성훈 선수를 보내고 싶지 않다”며 “김성훈 선수가 팬들과 동료선수들의 마음에 영원히 간직되길 바란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성훈은 전날 오전 5시20분 광주 서구의 한 건물 9층 옥상에서 7층 테라스로 떨어져 생을 마감했다. 사인과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경찰은 김성훈이 발을 잘못 디뎌 추락한 것으로 확인하고 내사 종결했다.
경기고 출신인 김성훈은 지난 2017년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지난해 7월 1군에 데뷔했다. 지난해엔 10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15경기에 나서 1패 평균자책점 4.84의 기록을 남기는 등 한화 마운드의 미래로 주목을 받았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