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지소미아 종료 연기에 “문 정부 여기까진가 보다”

입력 2019-11-24 11:22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이 2019년 8월 19일 한일군사정보교류 파기 요구를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원칙과 일관성이 짓밟혔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참으로 어이없는 결정이다. 문재인정부는 여기까지였나 보다”라며 “이렇게 허망하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연장한다면 강제징용 문제 역시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 연말까지 추가협상이 있다고 하니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번 결정은 그간 정부가 표방해 온 한·일관계의 원칙을 스스로 뒤집은 아주 나쁜 선례”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일본의 태도 변화가 확인된 것도 아니고 단지 미국의 압력 때문에 지소미아 연기를 했다면 더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정치에서 우리가 존중받으려면 원칙을 지킬 줄 아는 나라, 일관성과 책임을 견지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미국의 압력이 거세다고 이런 식으로 입장을 변경한다면 주변 국가가 얼마나 한국을 얕보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도 밀리지 말란 법이 없다. 앞으로 일본은 한국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미국을 내세워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이어 문재인정부의 외교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그동안 한·미 워킹그룹과 유엔사를 내세워 남북관계 발전을 차단하고 중국 견제의 첨병으로 한국이 나서도록 압박해 왔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제대로 된 원칙과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마냥 끌려다니기만 했다”며 “결과는 참혹했다. 북한은 연일 문재인정부를 비난하다가 이제는 무시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자국의 이익에 관한 일이라면 체면이고 품격이고 다 버리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한국을 폄하하고 모욕하면서도 군사 정보는 내놓으라고 되레 윽박지른다. 보수 언론을 통해 ‘말 안 들으면 주한미군 철수하겠다’며 자기들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라고 협박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한국을 내세워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무엇이 그리 어렵나”라며 지소미아 종료 연기를 비판했다. 그는 “국민 과반수가 지소미아 폐기를 지지했다. 국민만 믿고 앞으로 진군하면 될 일이었다. 왜 당당하지 못하나”라며 “국제 정세를 주도하지 않으면 주도 당한다. 당당하지 못한 종착역은 주변국으로부터의 동네북이 되는 딱한 처지”라고 비판했다.

나흘째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자리에 누워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다른 글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민주당도 비판했다. 그는 “지소미아 연장이 황 대표의 단식 덕분이라는데, 그건 정말 아니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청와대의 나약함 때문”이라며 “또 지소미아가 완전히 연장된 것은 아니고 40일 정도 연장됐다. 40일 후에 또 단식하셔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민주당의 착각도 심각하다. 지소미아 연장이 ‘외교적 승리’라는 건 생뚱맞다”며 “일본이 경제제재를 철회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화자찬도 적당히 해야 한다. 언제는 지소미아 폐기 결정을 지지한다더니, 이제는 폐기를 안 한 게 승리라고 다른 말을 하시면 어떡하나. 추운 날에 집회하면서 ‘아베 반대’를 외친 시민들은 뭐가 되나. 미안하다고 사과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