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승격의 꿈을 놓고 두 팀이 맞부딪쳤다. 그 중 한 팀만 웃을 수 있었지만, 시즌 내내 이어진 두 팀의 노력은 치열한 한 판 승부를 만들어냈다.
안양은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준플레이오프 부천 FC 1995의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준플레이오프에선 홈 팀이 무승부만 거둬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기에 안양이 플레이오프 진출팀으로 결정됐다. 안양은 30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2위·18승 3무 5패)와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승격 도전을 이어간다. 안양과 부산은 올 시즌 1승 2무 1패로 팽팽하다.
안양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3위(15승 10무 11패)를 기록하며 창단 첫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했다. 이날 안양과 맞붙은 부천은 리그 막판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안산 그리너스를 제치고 극적 4위(14승 9무 13패)로 준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다.
안양이 리그 순위는 높았지만 올 시즌 4번의 맞대결에서 2무 2패로 열세였던 상황. 김형열 안양 감독은 경기 전 “한 번도 못 이겼다는 건 자존심이 상한다. 내려서서 수비하지 않겠다. 홈 이점을 살려서 무조건 이기자고 주문했다”며 공격적인 경기를 약속했다.
안양은 열광적인 홈 분위기 속에서 전반부터 부천을 강하게 밀어 붙였다. 조규성(14골)·알렉스(13골)·팔라시오스(10골)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가 부천 수비진영을 종횡무진했다. 첫 골도 전반 10분 만에 나왔다. 김상원이 페널티박스 오른쪽 지역에서 찬 낮고 빠른 왼발 프리킥이 조규성의 뒷발 맞고 나온 걸 팔라시오스가 놓치지 않고 전진해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원정 팀 부천은 승리하기 위해 두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부천은 원정 분위기에 짓눌린 듯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안양의 파상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16분 조규성의 헤더와 24분 미드필더 이정빈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 등 안양은 전반에만 12개의 슈팅(부천 4개)을 퍼부었다.
송선호 부천 감독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전반에만 2개의 교체카드를 썼다. 전반 26분 박요한을 빼고 이정찬을 넣었고, 전반 45분엔 김륜도가 나가고 부천에서 올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10골 3도움)를 기록한 말론이 들어왔다.
빠른 대처는 후반 들어 효과를 발휘했다. 말론은 후반 14분 양동원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려 안양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후 경기의 분위기는 부천 쪽으로 완전히 반전됐다. 끈끈한 플레이로 어떻게든 5연승을 이뤄낸 부천 동점골의 주인공은 안태현이었다. 안태현은 후반 32분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정확히 발을 갖다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안양 골문을 기어코 뚫어냈다.
부천은 말론의 포스트 플레이와 닐손 주니어의 공격 가담, 안재현의 돌파로 한 골을 위해 계속해서 부딪쳤다. 안양도 빠른 역습을 펼쳐 후반 40분 모재현의 강력한 왼발 슈팅, 4분 뒤 알렉스의 헤더로 쐐기골을 노렸지만 부천 최철원 골키퍼의 연이은 환상 선방에 막혔다. 총 32개(안양 17개·부천 15개)의 슈팅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던 경기는 결국 1대 1 무승부로 종료됐고, 안양은 승격의 꿈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안양=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