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부동산이 10년 만에 최대 가격상승률을 보였다. 청약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지역 내 실거주는 물론 역외 투자수요까지 몰아친 영향으로 해석된다.
22일 KB부동산 리브온 주간시황에 따르면 이번주(18일 기준) 부산 아파트 매매상승률은 0.12%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부산 아파트 가격 자체가 전주 107주 만에 상승 전환했는데 이는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해제(6일)가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규제 지역에서 제외된 해운대구와 수영구는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0.63%, 0.60%의 증가율을 각각 보였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부산의 매수문의가 최근 2년간 20 수준을 넘지 못하다가 지난주부터 50을 넘어서며 관심이 차츰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대구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서울 등 외부투자 수요 및 실거주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제 전 시장에 나와 있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추세”라며 이에 더해 우동3구역 등 정비사업에 대한 매수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영구 역시 남천2구역 재개발로 공급되는 남천더샵프레스티지 분양이 9월 흥행에 성공한 뒤 남천동 일대 재건축 예정 단지에 대한 매수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10월 말부터 조정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서울 등 타 지역 투자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사라진 일부 자치구만 대상으로 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부산 내 전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해제를 발표했다. 특히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경우 규제 해제에 대한 기대감에 일찌감치 상승무드를 타던 상황이었지만 정부는 “전체적으로 가격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들 지역의 규제를 풀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국 사태 등으로 지역 민심 이반이 심해지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용’으로 성급하게 정치적 접근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규제가 풀리면서 즉각 반응을 보인 것은 역시나 청약시장이었다. 전매제한이 3년에서 6개월로 짧아져 투자수요가 너도나도 청약으로 몰리는 분위기 속에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센텀 KCC 스위첸’은 평균 67.76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지역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규제 해제 전 신규분양한 단지들조차 이후 1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서울 규제로 유동자금이 대전, 대구, 광주 등 비서울 주요 광역시를 순회한 데 이어 부산으로도 흘러들어 왔고 미묘한 타이밍에 규제지역 해제까지 겹치니 미친 듯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덕분에 조정지역 해제를 전후해 해운대, 수영 등 동부산권 핵심 단지들은 몇 주간 호가가 1억원 넘게 오르는 급등장을 경험했다”며 “오히려 이번 주 들어서는 너무 오른 가격 때문인지 투자 문의가 조금씩 진정세를 보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관망세에도 불구하고 달아오른 부산지역 시장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신축 및 전매제한 해제 단지가 다수 있다는 점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더불어 최근 몇 년간 눌려왔던 시장가격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세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