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복권에 당첨됐지만 웃지 못한 부부가 있습니다. 아내의 1등 복권 당첨금이 탐난 남편이 복권을 들고 집을 나가버린 탓인데요. 최근 태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 18일 태국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방콕 톤부리 지역에 사는 포르니다 참난웨트(23)씨가 겪은 황당한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포르니다씨는 지난 9일 남편과 복권 두 장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지난 16일 포르니다씨가 직접 골랐던 복권 한 장이 당첨돼 27만 달러(3억2000만원)의 주인공이 됐죠.
포르니다씨는 남편 위자크 워나프라시트(34)씨와 당첨금을 공평하게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습니다. 포르니다씨가 고른 한 장만 당첨이었지만, 함께 공장에서 일하며 동고동락해 온 남편과 행운을 나누고 싶었겠죠. 부부는 경찰서를 찾아 당첨된 복권 위에 각자 서명하고, 두 사람의 사진까지 찍어 복권에 당첨됐다는 증거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튿날이 되자 남편의 욕심이 커졌던 모양입니다. 약속을 깨고 당첨금의 2/3를 본인이 가질 테니 아내에게는 1/3만 가져가라고 요구했습니다. 남편의 부당한 요구를 포르니다씨는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행운의 복권을 두고 두 사람 사이에서 법정을 가니, 마니 격한 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당첨금을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남편 위자크씨는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아내와의 다툼 이후 복권을 챙겨 함께 살던 셋방에서 빠져나가 버린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포르니다씨는 큰 상실감과 낭패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죠. 그는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남편이 혼자 당첨금을 찾지 못하도록 신고합니다.
곧 태국 언론들도 이 사건을 알게 됩니다. 그 결과 태국 전역에 포르니다씨의 사연이 보도됩니다. 당첨금도 찾을 수 없고, 국민적 비난을 받게 된 남편에게 남은 선택지는 집으로 돌아오는 것밖에 없었죠.
부부가 화해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조만간 복권 당첨금을 함께 찾으러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건에 검토한 변호사에 따르면 남편에게 남의 재산을 유용한 혐의가 적용되면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었다고 하니 돌아오길 잘했죠.
한편 이런 소식에 태국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네요. “패배자 같은 남편 같으니” “돈은 아내한테 다 줘라” “웬 나라 망신” 등 남편이 괘씸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포르니다씨의 사연을 교훈 삼아 만약 행운이 찾아오면 욕심부리지 않아야겠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