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美 FDA 판매 허가

입력 2019-11-22 10:58
SK바이오팜 제공, 연합뉴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치료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아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2001년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지난해 FDA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치료제다. FDA로부터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기존에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약 2만명이 매년 새롭게 뇌전증 진단을 받고 있다.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지속한다.

SK바이오팜은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 허가를 신청했다.

1~3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엑스코프리는 위약 투여군 대비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엑스코프리 투여군 28%에서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 발작소실’이 확인됐다. 위약 투여군에서는 9%였다. 완전 발작 소실은 환자가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에 돌아갈 수 있게 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한다는 점에서 뇌전증 신약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판매 허가에 따라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예상 출시 시점은 2020년 2분기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