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투쟁을 두고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단식하면서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은 국민이 공감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오후 황 대표는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지소미아 유지,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황제단식’ ‘민폐단식’이라는 여야의 비난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이 의원은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계산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어서 메시지를 드린다. 지난번 제가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에 나선 분들에게 공천가산점을 주자는 제안을 해당행위라고 비판해서 무지 섭섭했다”며 “그렇지만 ‘삼고초려’한 인재라는 박 모 대장이 국민 눈높이로는 ‘삼초 고려’만해도 영 아니라는 계산이 나오는데도 비판을 삼갔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단식시면서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은 국민이 공감 하지 않는다. 손가락질 받는 해당행위”라며 “속만 괴롭히는 ‘위장(胃腸)탄압’”이라고 황 대표의 단식을 비판했다.
황 대표는 여야의 비판이 쏟아지자 같은날 SNS를 통해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이틀이 지났다.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가 파탄 났다. 자유민주주의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범여권이 밀어붙이는 폭거에 항거하기 위해 제가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단식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 하지만 냉엄한 현실”이라고 했다. 끝으로 “누군가는 저의 단식을 폄훼하고, 저의 생각을 채찍질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며 “저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 소명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한편 황 대표의 단식은 ‘황제단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황제 단식 논란은 한국당 사무처에서 작성한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 및 근무자 수칙’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촉발됐다. ‘천막 근무자 배정표’는 4명씩 하루 2교대로 천막을 지키도록 되어 있고, 근무자 수칙에는 30분마다 황 대표의 건강상태 체크·기상시간대 근무 철저·취침에 방해 안되도록 소음 제어·미 근무시 불이익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야의 비판이 쏟아지자 한국당 사무처노동조합은 성명을 발표해 “당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사무처 당직자가 단식 농성장에서 밤샘 근무를 서며 여러가지 ‘비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다도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