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표류에 “팔자” 외국인…코스피 2100선 붕괴

입력 2019-11-21 17:09

코스피가 21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외국인들이 대거 ‘팔자’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도 2% 넘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이나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21일 전 거래일보다 28.72(1.35%) 포인트 하락한 2096.6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 아래로 떨어지기는 지난달 31일 이후 15거래일 만이다. 2123.65으로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로 장중 한 때 2088.1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은 573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533억원, 2642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92%, 2.18%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2.13%, 1.17% 떨어졌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업종(-3.17%)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의약품(-2.52%), 건설업(-2.06%), 비금속광물(-1.94%), 전기·전자(-1.88%)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88포인트(2.14%) 하락한 635.99에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 악화 우려가 증시를 압박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날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홍콩인권법을 가결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크게 동요했다. 미국와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도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0원 오른 1178.1원에 마감했다. 홍콩사태 우려와 미·중 무역분쟁 변수까지 겹치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홍콩 인권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미·중 갈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대급부로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는 형국”이라며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홍콩인권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