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왼쪽 무릎 부상으로 2019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포기했다. 제주도에서 경기 중 미끄러져 왼쪽 무릎 부상이 악화된 한 달 전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1년 전 켑카에게 세계 1위 타이틀을 선사했던 곳이다. 켑카에게 약을 주고 병을 줬다.
켑카는 21일(한국시간) SNS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예정됐던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포기했다. 타이거 우즈 단장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한국에서 부상을 당한 뒤부터 우즈에게 ‘프레지던츠컵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치료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레지던츠컵은 격년으로 열리는 미국 대표팀과 인터내셔널 연합팀의 국가대항전이다. 유럽 선수는 인터내셔널 팀에서 제외된다. 올해 대회는 다음달 13~16일 호주 로열 맬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랭킹 1위인 켑카는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할 자격을 가졌지만, 지난달 18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 투어 더 CJ컵 2라운드 경기 중 미끄러져 왼쪽 무릎에 이상을 느끼고, 이튿날 3라운드 티오프를 앞두고 기권했다. 켑카는 이 대회에 앞선 지난 9월 왼쪽 무릎에 줄기세포 주입 시술을 받았다. 기존에 앓았던 부상이 악화됐다. 켑카는 그 이후부터 투어에 출전하지 못하고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켑카는 국내 유일의 PGA 투어인 더 CJ컵의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하고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제주도에서 이룬 성과가 이제는 악몽으로 바뀔 위기에 놓였다. 켑카는 이번 프레지던츠컵에서 처음으로 미국 팀 단장을 맡은 우즈와 함께 동반 라운딩이 기대됐던 이마저도 불발됐다.
켑카를 대신해 리키 파울러가 미국 팀의 일원으로 출전한다. 파울러는 우즈의 추천도 받지 못해 선발 명단에서 빠졌지만, 켑카의 부상으로 다시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