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제주 어선 사고’로 실종된 베트남인 선원의 아내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애타는 마음을 토로했다. 아내는 “남편을 빨리 만나야 한다”며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렸다.
베트남 여성 ‘투’씨는 20일 JTBC와 인터뷰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게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씨는 현재 통영시청 제2청사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 머물고 있다. 그는 취재진과 대화하던 중에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투씨와 남편은 결혼한 지 2달째 된 신혼부부다. 투씨는 결혼사진을 취재진에게 보여주며 “남편을 빨리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투씨의 남편 외에도 동생 2명과 함께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서 일했던 또 다른 실종자, 베트남 선원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경남 통영 선적 갈치잡이 어선 대성호(29t)는 지난 8일 오전 승선원 12명(한국인 6, 베트남인 6)을 태우고 통영항을 출항했다가, 19일 오전 4시 전후에 발생한 화재로 선체 대부분이 불에 타 침몰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한국인 선원 김모(60)씨가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다.
해경과 해군 등으로 구성된 수색팀은 사고 직후부터 실종자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태다. 수색팀은 20일에도 오후 6시부터 경비함정·선박 등 31척, 항공기 4대를 투입해 야간수색을 진행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수색팀은 21일 오전부터 경비함정을 비롯한 민간 어선 등 35척과 항공기 17대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 전날보다 수색 범위를 넓혀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동서와 남북 각 83㎞ 길이의 해역에 대해 9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날 오후 중단됐던 선미 부분 인양작업 재시도 여부도 검토한다. 앞서 제주대의 3000t급 실습선 아라호가 대성호 선미 부분에 접근, 줄을 연결해 끌어올리려고 시도했으나 해상 너울과 파도로 요동이 커서 어려움을 겪었고 일몰 후 사고 선박 선체 파손도 우려돼 결국 작업이 중단됐다.
해경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고 주변 해역을 정밀 수색해 침몰한 것으로 예측되는 선수 부분 발견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