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독재” “주사파”…‘단식’ 황교안 참석한 보수집회서 나온 말

입력 2019-11-21 05:26 수정 2019-11-21 06:1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 투쟁에 들어간 뒤 김문수(왼쪽) 전 경기지사, 차명진 전 의원의 도움을 받아 점퍼를 입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투쟁 첫 날 보수성향 기독교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집회 주최 측 총괄 대표인 전광훈 목사는 황 대표의 손을 잡고 “평양에서 온 언론” “정신나간 사람들” “주사파는 정치할 자격 없다”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황 대표는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이후 경호상의 이유 등으로 천막 설치가 어려워지자 투쟁 장소를 국회로 변경했다.

황 대표는 장소 이동 전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의 집회에 참석했다. 전 목사는 황 대표가 등장하자 그의 손을 잡고 연단에 올랐다. 두 사람은 이후 맞잡은 손을 흔들며 좌중을 향해 ‘만세’를 외쳤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좌파독재로 가는 길을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데 이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못 이기겠나. 우리는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도 마이크를 잡고 “여기 온 언론 중 90%는 주사파 언론, 평양에서 온 언론이다. 정신나간 사람들”이라고 했다. 전 목사가 계속해서 “주사파는 정치할 자격 없다” 등 날선 발언을 쏟아냈지만 황 대표는 이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전 목사가 이어 “황 대표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말만 듣지 않고 하나님하고 교통한다”고 하자 황 대표는 “아이고”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다만 전 목사가 “내년 4월 15일에 한 사람도 국회의원 안 시킬 것이다. 국회의원 배지 달려고 눈 뒤집어서 다니지 말고 공부 좀 하라”고 말하자 말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청와대 앞을 지키던 황 대표는 오후 8시30분쯤 국회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21일 당 최고위원회도 천막 앞에서 열기로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