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된 이후 조세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차기 사령탑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무리뉴 감독 지도 아래 손흥민은 어떤 모습일까. 무리뉴 감독의 과거 발언을 통해 유추해보면 손흥민은 무리뉴 체제에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던 무리뉴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맨유가 예전처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쟁팀들로부터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힘들어졌다면서 손흥민을 언급했다. 그는 “과거 맨유는 토트넘 출신의 마이클 캐릭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데려온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해리 케인이나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손흥민을 데려올 수 없다”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이 예시로 든 캐릭과 베르바토프는 모두 영입 시점에 리그 최고의 매물로 꼽히던 선수들이다. 마이클 캐릭은 2006년 맨유 이적 직전 EPL 선수 랭킹 18위를 기록했으며, 베르바토프는 2008년 당시 기록으로 EPL 역대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3075만 파운드에 맨유로 이적했다. 한 마디로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레전드로 인정받는 이 두 선수와 비교할 만큼 손흥민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손흥민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추구하는 무리뉴 감독의 축구 스타일과도 찰떡궁합일 것으로 예측된다. 무리뉴 감독은 04/05~06/07 시즌 첼시 1기의 아르옌 로벤, 08/09~09/10 시즌 인터밀란의 사무엘 에투,13/14~ 15/16 시즌 첼시 2기의 에덴 아자르 등 스피드를 갖춘 윙 포워드 자원을 적극 활용해왔다. 특히 레알마드리드 재임 당시 손흥민의 롤모델이기도 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활약을 바탕으로 3년 연속 팀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시켰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은 지난 4월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트넘과 맨시티의 8강 경기 후 러시아 국영방송 ‘RT’와 가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정말로 위협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8강 1차전에서 결승골, 2차전 원정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이를 두고 무리뉴 감독은 “공을 소유하는 축구를 하지만, 공을 잃었을 때 빠른 속공을 허용하는 팀을 상대할 때 손흥민보다 잘하는 선수는 없다”며 토트넘의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결정한 상황에서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과 아약스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앞둔 지난 5월 손흥민을 토트넘의 키플레이어로 꼽기도 했다. 그는 1차전에서 손흥민과 케인이 동시에 부재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2차전에는 적어도 손흥민이 있다. 그는 공격적인 선수다”라며 “또 공격 속도도 빠르고, 빠른 전환으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선수다. 이번 경기는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번의 인터뷰에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장점인 역습 속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토트넘은 지난 2014년부터 5년 6개월간 팀을 이끌어온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최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이미 무리뉴 감독과 토트넘 측이 지난 며칠간 계약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며 그 결과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부임이 확실해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 BBC와 더선 등 다른 매체들도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전 유벤투스), 카를로 안첼로티(나폴리) 등 후보군보다 무리뉴가 부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BET365 등 영국 도박업체들 역시 무리뉴 감독을 0순위로 꼽고 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