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방사능 긴급사태” 도쿄올림픽 반대 국제 청원

입력 2019-11-20 13:37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에 2020도쿄올림픽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촉발된 방사능 오염이 여전히 심각한데도 일본 정부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올림픽을 치르려 한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change.org 캡처

프랑스 파리에서 독립 언론인으로 활동 중인 콜린 고바야시(Kolin Kobayashi)는 지난 15일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도쿄올림픽과 방사능’이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고바야시는 일본어와 프랑스어, 영어 등 3개 국어를 이용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방사능 위험에 노출된 도쿄 등지에서 올림픽을 치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청원은 애초 전 세계 언론인과 반핵운동가, 반핵단체 등 50여명이 동참해 작성됐다.

그는 일본에서의 방사능 오염은 폭염 문제보다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IOC가 폭염 대책으로 마라톤 경기를 도쿄에서 홋카이도의 삿포로로 이전해놓고 왜 방사능 문제는 뒷전이냐는 지적이다.

고바야시는 “9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본은 원자력 긴급사태에 놓여 있다”면서 “방사능 유출은 막지 못한 채 8년이나 흘렀고 이로 인해 후쿠시마 현을 중심으로 동일본에 상당한 방사능 오염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태풍이 연달아 동일본을 강타하면서 하천과 야산에 있던 고선량의 방사성 물질이 각지로 흩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change.org 캡처

그는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을 후쿠시마 사고 지점 근처에서 시작하고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후쿠시마 아즈마 구장에서 가지려 한다고 비판했다. 고바야시는 “아즈마 구장 주변의 토양 오염은 최대 6176Bq/㎏로 측정됐다”면서 “도쿄에도 핫스팟(고농도 방사능 물질 측정지역)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고바야시는 후쿠시마 주변은 수천년간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방사능에 오염돼 있으며 특히 임신부와 아이들에게 타격이 심하다면서 이대로 올림픽을 치러선 안 된다고 적었다. 그는 “이런 심각한 상황을 알리지 않고 올림픽을 치른다면 전 세계인들은 후쿠시마에선 아무 일도 없었다고 알게 될 것”이라면서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올림픽 개최지 곳곳의 방사선량을 측정해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도출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