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완패 후 더 빛난 손흥민 ‘인싸력’

입력 2019-11-20 11:16
손흥민이 브라질 알리송과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브라질전 대패에도 상대 선수들에게 정중한 매너를 보였다. 알리송 베커(리버풀)와는 진한 포옹을, 또 다른 리버풀 선수 파비뉴와는 유니폼을 교환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0 대 3으로 완패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벤투호의 공격을 이끌었다. 브라질의 우세 속 손흥민을 중심으로 공격이 전개됐다. 역습 상황에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뒷공간 침투로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경계대상 1호로 손흥민을 꼽았던 브라질 대표팀의 철저한 마크에 고전하며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허탈함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주장으로서 책임감은 유지했다. 패배에 고개를 숙인 한국 선수들의 손을 맞잡으며 위로했다. 또 그는 승리를 거둔 브라질 선수들과도 담담하게 인사를 나눴다.

특히 손흥민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두 리버풀 선수 알리송과 파비뉴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우승 도전을 좌절시켰던 두 선수였다.

우선 손흥민은 가장 먼 쪽에 있던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에게 다가갔다. 손흥민이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자 알리송도 손흥민의 등을 토닥이며 화답했다. 중앙으로 돌아간 손흥민은 이번엔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를 찾았다. 두 사람은 유니폼을 교환한 뒤 악수를 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성숙해진 손흥민의 모습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손을 맞잡은 손흥민과 파비뉴. 뉴시스

이외에 김진수(전북현대)는 독일 호펜하임 시절 동료 피르미누(리버풀)와 유니폼을 바꿨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는 함께 프랑스 리그에서 뛰는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와 유니폼을 교환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전반 9분 루카스 파케타(AC밀란)의 선제골 이후 전반 35분 쿠티뉴(바이에른 뮌헨)가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기가 브라질 쪽으로 넘어갔다. 한국은 후반 들어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지만 후반 15분 다닐루(유벤투스)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패배를 면치 못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