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인 마하티르 모하맛(94) 말레이시아 총리가 19일 기자회견 중 코피를 흘려 그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마하티르 총리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국제 팜오일 콘퍼런스(Pipoc)’ 전시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하얀 손수건으로 코를 닦다가 코피를 흘렸다. 놀란 마하티르 총리는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황급히 자리를 떴고, 승용차 안에서도 코를 막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말레이메일 등 현지 언론에서는 이 소식을 곧바로 보도했다. 정계에서도 그의 건강 상태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인 마하티르 총리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정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정치에서 마하티르 총리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그는 1925년 7월 10일생으로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집권했다. 이후 15년만인 지난해 5월 다시 총리에 취임하면서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71)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권좌를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그 뒤에도 국내 상황이 호전되면 중도 하야하겠다는 의지를 거듭해서 밝혔으나, 오히려 야당 대표들이 찾아가 5년 임기를 다 채워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내 공약은 다음 총선 전에 물러나는 것”이라며 “2년이 될지, 3년이 될지 모르지만 약속한 대로 물러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말레이시아 총리실은 이날 ‘코피 소동’ 후 “마하티르 총리가 코피를 흘렸지만 잠시 뒤 멈췄고 푸트라자야의 집무실에서 업무를 재개했다”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평소 장수의 아이콘으로 꼽혀 왔다. 지난해 9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원고 없이 20여분간 즉석연설을 했고, 올해 8월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하자 조수석에 태우고 직접 운전하는 등 건장함을 과시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