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이 5년 새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로 인해 목숨을 잃은 아동도 300명 가까이 된다. 재학대 건수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여서 학대 발생 가정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8세 미만 인구 10만명당 학대를 경험한 아동 수를 의미하는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64.2명이다. 이 피해 경험률은 2013년 72.5명에서 2014년 109.9명으로 뛰어 처음으로 100명대에 진입한 뒤 2015년 131.7명, 2016년 215.6명으로 증가했다. 2013년과 2017년 5년 사이 3.64배나 늘어난 수치다.
재학대 신고 수도 매년 증가 추세다.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같은 해 다시 아동학대로 신고된 재학대가 2014년 1027건에서 2015년 1240건, 2016년 1591건, 2017년 2160건, 2018년 2543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피해아동 10명 중 8명이 원가정으로 돌려보내지는 게 한몫한다.
정부가 아동학대 현황을 집계한 2001년 이후 작년까지 학대로 세상을 떠난 아동은 279명에 달한다. 지난해 사망한 28명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0~1세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4·5·7·9세가 각 2명, 6·8세가 각 1명이었다. 전체 아동학대 건수에서 1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크지 않지만 신생아 및 영아에게 신체적 학대나 방임은 치명적이어서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아동학대는 피해자의 자발적인 신고가 쉽지 않다는 특성상 발견율이 매우 낮다. 아동 인구 1000명 당 아동학대로 판단된 피해아동 수를 의미하는 피해아동 발견율은 지난해 2.98%에 그쳤다.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건수도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수사기관에서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달하지 않고 의료기관에서도 사인을 학대로 판명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초 ‘아동학대대응과’를 신설해 중대 사건 수사 과정부터 점검하고 있다.
세계여성정상기금(WWSF)이 2000년 11월 19일을 세계아동학대예방의 날로 지정한 이후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매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아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양육방법을 바꿀 수 있는 출발점이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이어진다”며 “잘못된 훈육이 아동학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정과 사회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